
사루비아 Salvia
앨범 소개글
Single album music introduction
'어른으로 자라나는 날들에 대한 단상을 노래하다.'
성인에게는 '자란다'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습니다.
'자란다'라는 표현은 아이들에게 주로 사용됩니다. 실제 아이들은 키가 자라고 식물이 자라나는 것처럼 쑥쑥 자라납니다.
성년이 되면 자란다는 단어는 어딘가에 두고 떠난 것처럼 무엇이 되어가는 것에 치중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무엇이 되어가려는 삶을 격렬히 추구하고, 서른 즈음이면 그 모습이 점차 지금의 자아로, 오늘 자신이 입고 있는 옷으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윤인영의 싱글 앨범 [사루비아]는 이러한 ‘어른으로 자라나는 삶’에 대한 단상을 노래하는 곡으로, 발라드 형식의 심플한 편곡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린 시절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 피아노, 리코더, 아이들의 공놀이 소음 등의 악기와 사운드를 사용하여 구성하였습니다.
곡의 리듬은 피아노가 이끌어가며, 이는 마치 어린 시절 피아노 학원에서 배웠던 단순 반복의 소나티네 리듬을 연상시키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솔로 파트와 아웃트로에서는 초등학교 음악 시간에 배웠던 리코더와 유사한 음색의 악기인 Whistle이 피아노와 동일한 선율을 유니즌으로 따라가며, 귀엽고 아련한 느낌을 더하고 있습니다.
또한 4중주 현악 퀄텟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녹음하여, 곡 전반에 걸쳐 단순하면서도 확장적인 선율적 울림을 구현하였습니다. 특히 아웃트로에는 아이들의 노래와 웃음소리, 운동장에서 들려오는 공놀이 소리 등 일상의 소음을 음악의 요소로 활용하였습니다. 이는 윤인영 음악의 특징 중 하나로, 배경적 엠비언스를 음악과 결합시켜 현실의 공간감을 불러일으키고, 청자의 상상력을 넓은 감성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사루비아]는 1절, 2절, 3절에 걸쳐 어른으로 자라나는 삶의 단상을 담은 노랫말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유년기의 단상과 정서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됩니다. 특히 후렴에서는 어린 시절 키를 잴 때 벽에 서서 키 눈금을 표시했던 보편적인 기억을 반복함으로써, 유년기의 내가 현재의 나와 동일한 존재이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점차 낯선 자아로 변화해가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곡 작업을 마무리하던 시점, 윤인영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 하굣길에 빨간 사루비아 꽃이 피면 친구들과 함께 꽃을 따서 먹던 추억을 떠올렸다고 전했습니다. 그 달콤하고 즐거웠던 기억은 유년기와 현재를 잇는 상징으로 곡 전체의 의미를 포괄하게 되었고, 이에 곡 제목을 [사루비아]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뮤직비디오는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야 하는 서사적 특성상 표현 매체에 대해 많은 고민을 거듭하였고, 그 결과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선택하였습니다. 유년과 현재를 연결하는 넓은 시간의 스펙트럼을 조호연 작가의 섬세하고 창의적인 상상력을 통해 영상으로 구현함으로써, 음악과 함께 더욱 풍부한 감성의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V 조호연
MV Writer's Story@Cho Hoyeon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음악에서 인물의 테마곡을 좋아한다.
영화 속 좋아하는 인물을 멜로디로 떠올릴 수 있어서 좋다.
음악을 들으면 이 음악에 어울리는 등장인물을 상상해 본다.
지금까지 뮤직비디오 작업도 인물을 상상하며 작업해왔다.
[사루비아] 는 자신이 만들어온 인생을 다시 반추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내가 무엇이 되어가는 걸까?’ 라고 시작하는 [사루비아] 의 첫마디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이 인물의 생활은 어땠을지 상상하며 1절을,
어떤 꿈을 그렸을지 상상하며 2절을,
현재는 어떤 상태일지 상상을 하면서 3절을 구성하였다.
그리고 앞으로 이 인물이 어떤 결정을 할지 상상하며 마무리를 지었다.
M/V cut and lyrics
사루비아_Salvia